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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심장부, 인터뷰룸 울린 한국어 소감

Los Angeles

2026.03.16 20:53 2026.03.1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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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오스카 2관왕
주제가상 이재 본지 질문 답해
전세계 기자 한국어 답변 집중
마이크 차단돼 못다한 소감 박수
가수 겸 작곡가 이재가 지난 15일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인터뷰룸에서 본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는 이날 자신이 노래와 제작에 참여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으로 주제가상을 받고 축하 무대를 꾸몄다.  [AMPAS 제공]

가수 겸 작곡가 이재가 지난 15일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인터뷰룸에서 본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는 이날 자신이 노래와 제작에 참여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으로 주제가상을 받고 축하 무대를 꾸몄다. [AMPAS 제공]

“미국에서 자란 한인으로서 한국 문화를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큰 선물이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가수 이재가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인터뷰룸에서 한국어로 남긴 소감이다.
 
인터뷰룸은 황금빛의 오스카 트로피가 다시 한번 빛나는 제2의 무대다.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는 레드카펫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돌비극장 메인 무대가 아카데미 시상식의 ‘얼굴’이라면, 그 이면에서 수백 명의 기자가 역사를 기록하는 인터뷰룸은 아카데미의 ‘심장부’와 같다.
 
이날 이재의 답변은 본지가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던진 질문에서 비롯됐다.
 
시상식 무대에서 펼친 뜨거운 공연의 소감을 묻는 본지 질문에 이재는 한인들을 위해 유창한 한국어로 “너무 떨렸지만 큰 영광이었다. 상상도 못 한 꿈이었다”며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가 없었다면 이 팀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공연 속 한국 판소리 부분이 가장 와 닿았고 마음을 울렸다. 리허설 때는 모두 울기도 했다”며 “미국에서 자란 한인들은 자기 문화를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룸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입장을 위해서는 네 단계의 철통 보안을 통과해야 했다.
 
먼저 보안요원이 출입증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이어 K9 경찰견이 가방을 탐지했다. 그다음 보안요원이 가방 내부를 다시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출입증을 기계에 태그해 초록불이 켜져야 비로소 들어설 수 있었다.
 
보안 검사를 마쳤다고 해서 곧바로 취재가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관계자들은 무대 위에서 인터뷰룸 규칙을 설명하면서 “이 공간에서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시상식 식순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엠바고 준수도 강하게 당부했다.
 
시상식이 시작되자 정적이 흐르던 인터뷰룸은 거대한 편집국으로 변했다. 첫 수상자인 여우조연상 에이미 매디건의 이름이 발표되자 기자들의 손가락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노트북을 두드렸고, 또 다른 이는 수기로 소감을 받아 적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역사의 순간을 기록했다.
 
인터뷰룸의 묘미는 이원 생중계다. 수상자가 인터뷰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스크린에서는 시상식 현장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기자들은 시각효과상을 받은 ‘아바타: 불과 재’ 제작진의 회견 도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축하 공연이 펼쳐지는 생중계 화면에 일제히 시선을 빼앗기기도 했다. 화면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엠마 스톤이 응원봉을 흔드는 모습(작은 사진)은 마치 K-팝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고, 인터뷰룸에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날 인터뷰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주제가상을 거머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제작진의 등장 순간이었다. 앞서 생중계 화면을 통해 프로듀서 이유한의 수상 소감이 마이크 차단으로 중간에 끊기는 장면을 지켜본 기자들은 곳곳에서 “무례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곧이어 인터뷰룸에 들어선 이재와 제작진에게 외신 기자들은 미처 하지 못한 소감을 물었다. 이유한 프로듀서는 “가족과 동료들, 그리고 테디 박 PD께 감사드린다. 믿을 수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룸을 가득 채운 기자들은 박수로 이들을 격려했다.
 
이날 인터뷰룸의 여정은 수상자의 기쁨에 함께 환호하고, 최근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순간에는 함께 숙연해지는 공감의 공간이었다. 화려한 쇼가 끝난 뒤에도 인터뷰룸에 울려 퍼진 키보드 타자 소리는 아카데미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멈추지 않았다.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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